세계가 바랐던 빠른 교황 선출이 5월 8일 시스티나 성당에서 흰 연기가 피어오르며 이루어졌다. 로버트 프랜시스 프레보스트가 레오 14세로 선출되며 바티칸 역사상 첫 미국인 교황이 탄생했다. 2013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5차 투표 끝에 선출된 것과 달리, 레오 14세는 단 4차 만에 3분의 2 이상의 지지를 얻었다.

부활절 다음 날 프란치스코 교황이 선종한 이후, 세계는 슬픔과 스펙터클이 공존하는 장엄한 교황 권위 이양 과정에 매료되었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추기경들을 드래그 레이스 참가자에 비유하는가 하면, 바티칸 전통에 대한 심층 분석이 화제를 모았다. 교황 관련 엔터테인먼트에 대한 관심도 급증해 에드워드 버거의 아카데미 수상작 콘클라베 시청률은 284%, 넷플릭스 두 교황은 417% 증가했다. 새 교황의 형제는 레오 14세가 선출 과정을 준비하며 콘클라베를 시청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바티칸 시티의 진짜 하우스추기경들 같은 프로그램이 등장하진 않겠지만(앤디 코헨이 신성한 에너지를 풍기긴 하지만), 가톨릭에서 영감을 받은 콘텐츠는 넘쳐난다. 아일랜드와 이탈리아 혈통에 가톨릭적 죄의식, 드라마에 대한 열정, 바티칸 문화에 대한 갈증을 지닌 필자는 수녀들과 신자들의 추천을 포함해 몇 가지 작품을 소개한다.

32세에 첫 서원을 한 아일랜드 청년 수녀는 "남자와 로맨스가 전혀 없는" 영상을 원하는 상심한 친구와 함께 본 한 다큐멘터리가 자신의 성소를 깨닫게 했다고 고백했다. 그녀는 패트릭 카바나의 시집에도 열광했다.

교황 열풍에서 벗어나기 아쉽다면 다음 작품들을 만나보자:

### 우리가 영원히 여기 있을 거라는 걸 잊지 마세요: 신앙을 찾는 새 시대 라모나 애시 지음
(7월 8일 출간)
웨일스의 침묵의 예수회 피정부터 복음주의 청년 축제까지, 애시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전통 갈망 또는 새로운 영성 추구가 젊은이들을 기독교로 이끄는 이유를 탐구한다.

### 신비주의 사이먼 크리츨리 지음
철학자 크리츨리는 축구, 데이비드 보위, 영성에 이르기까지 날카로운 통찰로 신성에 대한 인류의 영원한 매력을 의심과 호기심 사이에서 해체한다.

### 사랑의 학교 (다큐멘터리)
2014년 제작된 이 아일랜드 영화는 아일랜드 유일의 여성 시토회 수녀원을 기록했다. 이 작품은 필자가 인터뷰한 한 수녀가 같은 수도회에서 서원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드라마, 신앙, 혹은 미학에 이끌리든, 교황에 대한 열정을 지속시켜줄 작품들이 기다린다.

시토회 수녀 되기
사랑의 학교는 워터퍼드 주 글렌케언의 성 마리아 수도원 시토회 수녀들의 단순하고 규율 있는 삶을 담았다. 6세기 성 베네딕토 규칙을 따르는 이들의 기도·노동·침묵의 일상은 제한적으로 보이지만, 수녀들에게는 자기 초월의 문을 여는 열쇠다. 더블린 출신 IT 전문가 앤젤라가 주말 방문 끝에 서원한 사례 등 개인의 깊은 신앙 여정을 포착한다.

교황캐스트: 교황청 역사
로맨스 소설을 쓴 교황부터 머리에 앉은 새 덕에 선출된 교황까지, 100여 편의 에피소드로 가톨릭 교회의 오래된 도전들을 유쾌하게 조명한다. 최근 선출 과정과 콘클라베 내부 사정도 다룬다.

교황 요안나
1972년 작품은 855~858년 요한 8세로 재위한 여성 교황의 전설을 20세기 복음전도자(리브 울만 분)의 시선으로 그린다. 실존 여부는 논란이지만, 마이클 앤더슨 감독은 교회 내 권력 암투를 서사적으로 묘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