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인스티튜트 오브 테크놀로지(FIT)의 67명 졸업생이 '미래의 패션(Future of Fashion)' 쇼에서 스포츠웨어, 아동복, 니트웨어, 이너웨어, 특별한 기회의복 등 5개 부문에 걸쳐 82점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메이시스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서는 실제 생산될 예정인 학생 작품들도 소개되었다.

최근 몇 년간 전 세계 디자인 학생들은 진보적인 주제를 다뤄왔지만, 올해 컬렉션은 색상과 실루엣에서 더 절제된 모습을 보였으며, 노골적인 젠더 탐구는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남성복이 두드러지게 빠져 있었는데, 이는 FIT에서 남성복이 준학사 과정으로만 제공되고 학사 학위 쇼케이스에는 포함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현실적인 주제를 피하지 않았다. 하지만 아트 앤 디자인 학교의 학장인 트로이 리처즈가 지적했듯, "올해는 우리가 추진해온 진보적인 정치적 메시지로부터의 과도한 수정처럼 느껴졌다."

팬데믹 이후 리처즈는 학생들이 장인 정신과 다시 연결되는 모습을 관찰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의 실무 기술이 크게 향상되었고, 질감, 소재, 구조에 대한 새로운 관심이 부활하고 있다." 이는 미국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라피아, 짚, 주트, 발사 나무로 제작된 앨리슨 마가렛 스미스의 작품(룩 1, 3)에서 잘 드러났다. 오스틴 마샬렉의 니트웨어(룩 52, 53)는 피츠버그의 변화에서 영감을 얻었고, 나다니엘 사무엘의 벨 에포크에서 영향을 받은 오페라 코트(룩 80)는 "뉴욕에 대한 사랑의 편지"와 같았다.

전통과 가족은 많은 디자인에 영향을 미쳤다. 멕시코 출신의 에블린 헤르난데스(룩 6)는 레그 숄을 만들었고, 제구 김(룩 18)은 한국 전통 의상을 재해석했다. 제니퍼 시에(룩 60)는 석공이었던 아버지의 도구에서 영감을 받아 조각적인 블루 플리티드 의상을 선보였고, 아만다 맥베이(룩 26)는 스코틀랜드 전통을 기리며 쉬어링에 체크 무늬를 손으로 깎아 넣었다. 레이 황(룩 75/76)은 티베트의 고대 의식에서 영감을 얻었고, 빌렉바야르 세네그도르지(룩 19)는 몽골의 샤머니즘을 표현했다. 서반 빌리치(룩 23)는 신비로운 뱀 이야기 '샤흐메란'의 모티프를 재킷과 팬츠에 담아냈다.

곤충은 다냐 러덕의 벌레 같은 무슬린 디자인(룩 2)과 알렉산드라 데이튼의 강렬한 파니에 룩(룩 8)에 영감을 주었다. 유발 소로츠킨은 코르셋과 남성복 소재를 혼합했고(룩 79, 82), 샹유 양의 스터드 가죽 코트(룩 16)는 그의 '펑크 코뮤니스트' 컬렉션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애널리즈 하든의 버블 팬츠(룩 63)는 그녀가 경험한 앨리스 인 원더랜드 증후군을 반영했다. 펠레그 아술린의 전쟁을 주제로 한 작품(룩 7, 35)은 고난을 매력적으로 위장했는데, 버플 스커트가 달린 엠파이어 라인 드레스와 작업복으로 만든 레이스 트리밍 블레이저가 대표적이다. 반면 매디슨 맥긴리의 '구속복'(룩 68)은 여성으로서의 불편함을 직면했다.

패션의 재미는 조자 제가락의 다이애나 로스에서 영감을 받은 데님(룩 30)과 부락 튀르프의 프린트 데님(룩 29)에서 빛났다. 록클린 스코브는 방수 니트로 실험적인 시도를 보여주었고, 맹그로브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룩 58, 59)은 매력적이었다. 헤수스 가르시아는 트렌디한 미니멀리즘 스타일(룩 24)을 선보였고, 융샹 시옹은 표현적인 텍스처를 매끄러운 디자인(룩 32, 33)에 담아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