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조(Kenzo) 여성복 쇼는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인 느낌을 주며, 기이함과 탁월함을 혼합한 듯한 분위기를 자아냈다. 상상해보라, 앙드레 3000(André 3000)이 무더기로 쌓인 무 뒤에 조용히 앉아, 난잡하게 뭉쳐진 토끼 인형들로 만들어진 코트를 바라보는 모습을. 그런데 배경에는 영국의 독특한 록 곡인 챠스 앤 데이브(Chas & Dave)의 “Rabbit”이 울려 퍼지고 있었다. 네, 이 모든 것이 실제로 일어났으며, 내가 휴대폰으로 찍은 영상이 이를 증명한다. 이번 쇼는 2016년 이후 켄조의 첫 번째 여성복 전용 쇼로, 파리 루 비비엔(Rue Vivienne) 본사에서 열렸다. 니고(Nigo)가 컬렉션과 쇼 디자인을 총괄했지만, 일정 문제로 직접 참석하지는 못했다. 대신 새로 임명된 디자인 디렉터인 조슈아 불렌(Joshua Bullen)이 무대에 올라 컬렉션을 설명했다.

이번 컬렉션은 니고의 개인적인 터치와 불렌과의 공유된 영향력이 혼합된 결과물이었다. 뉴 에라(New Era) 캡부터 제이콥 더 주얼러(Jacob the Jeweler)에서 영감을 받은 벨트까지, 디자인은 자기 참조적이면서도 깊이 개인적인 느낌을 풍겼다. 두 사람이 공유하는 펑크와 모드 문화에 대한 애정은 해리스 트위드(Harris Tweed)로 제작된 테일러드 코트, 체커보드 롬퍼, 그리고 크롭 봄버 자켓에서 빛을 발했으며, 이 모든 것들은 DIY 정신을 반영했다. 털 장식이 달린 숄 칼라 이브닝 자켓은 조니 로튼(Johnny Rotten)의 반체제적 분위기를 연상시켰고, 풍선 바지, 기모노 자켓, 그리고 플로럴 프린트는 켄조의 유산에 경의를 표했다. 또한, 이번 컬렉션은 레이어링을 활용해 캐미솔이 울 블루머 위로 살짝 비치는 등, 속옷을 외부에 노출시키는 장난기 넘치는 변주를 선보였다.

피날레는 화려한 장면이었다: 분홍색과 파란색 폴리 퍼로 만들어진 오버사이즈 토끼 코트, 그중에서도 악명 높은 “토끼 오르기” 코트가 런웨이에 유쾌하면서도 무질서한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모브 딥(Mobb Deep), 블론디(Blondie), 패티 스미스(Patti Smith), 섹스 피스톨즈(Sex Pistols) 등이 포함된 사운드트랙은 컬렉션의 다채로운 조합을 반영했다—대담하고 젊음이 넘치며, 거침없이 도발적이었다. 켄조의 파리 본거지에서의 여성복 복귀는 창의성, 반항, 그리고 즐거움을 축하하는 생동감 넘치는 행사였으며, 패션이 야생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것이 될 수 있음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