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마트(Chromat)의 2025년 봄 컬렉션은 삼각형 탑 비키니, 하이웨스트 원피스, 스윔 스커트 등으로 구성되며, 2010년 브랜드를 설립한 벡스 맥채런(Bex McCharen)의 비전이 15년간 이어져 온 결과물이다. 하지만 이번 컬렉션은 당분간 마지막이 될 예정이다. 맥채런은 최근 2025년 봄 컬렉션을 크로마트의 잠정적인 마지막 컬렉션으로 발표했다. 이 결정에는 팬데믹 이후의 경제 상황, 현재의 사회·정치적 분위기, 그리고 맥채런 본인의 트랜스남성(transmasculine) 정체성으로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오랫동안 저는 매장과 언론, 그 외 모든 요구를 충족시키려고 무리해 왔어요,” 맥채런은 마이애미의 자택에서 털어놓았다. “팬데믹은 전환점이었죠. 처음으로 ‘정말 일 년에 여섯 번 컬렉션을 발표해야 할까? 이게 지속 가능한 일인가?’라고 자문할 여유가 생겼어요.” 락다운 이후에도 디자인을 계속했지만, 2025년 봄 컬렉션 작업은 “이를 빼내는 것만큼 고통스러웠고” 정신적·감정적으로 지치게 했다. “더 이상 제 자신을 위한 디자인을 하고 있지 않다는 걸 깨달았어요. 제가 만든 작품들은 지금의 제가 표현하고 싶은 모습보다 훨씬 더 여성적이었죠.”
마지막 컬렉션을 위해 맥채런은 2022년 봄 컬렉션에서 트랜스, 논바이너리, 인터섹스 신체를 고려한 라이프가드 테마의 빨간 수영복을 함께 작업한 투말린(Tourmaline)과 다시 협업했다. 이번에는 크로마트의 시그니처 블루와 함께 모래빛 오프화이트, 블랙을 중점으로 했다. “이 컬렉션은 마이애미의 퀴어 및 트랜스 커뮤니티에서 큰 영감을 받았어요,” 맥채런은 친구들이 모델로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현재 맥채런은 암 병원의 레지던시 아티스트로 활동하며 환자들과 함께 예술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관점이 완전히 바뀌었어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모든 게 괜찮아진다는 걸 깨닫게 되죠.” 병원 밖에서는 비영리 스튜디오 울라이트 아츠(Oolite Arts)에서 퀼트 작업을 한다. “여전히 바느질을 하지만, 이제는 다른 방식이에요. 퀼트는 유산 같은 프로젝트 같아요. 앞으로 20년 동안 할 수 있는 일이죠.” 현재는 의뢰받은 퀼트를 만들고 있지만, 이를 대규모 사업으로 확장할 생각은 없다. “‘걸 보스’로 일하는 건 조금 지쳤지만, 이 작업은 정말 사랑하는 일이에요.”
크로마트는 당분간 문을 닫지만, 맥채런은 복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았다. “미래에는 더 남성적이거나 트랜스남성, 심지어 남성을 위한 디자인을 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건 완전히 새로운 경험을 토대로 할 거예요. 성별 정체성의 여정을 존중하며 서두르지 않고 싶어요. 지금은 급할 게 없죠.”
(번역 시 유의사항:
– “transmasculine”은 한국어로 명확한 대응어가 없어 “트랜스남성”으로 의역했으며, 필요시 괄호 안에 원어 추가
– “non-binary”, “intersex”는 각각 “논바이너리”, “인터섹스”로 통용 표기 반영
– “pulling teeth”는 고통스러운 과정을 강조하기 위해 “이를 빼내는 것만큼 고통스러운”으로 표현
– “girl bossing”은 한국어로 직역하기 어려워 걸 보스(girl boss)라는 표현을 유지하되, 컨텍스트를 고려해 ‘여성 리더로서의 고군분투’ 뉘앙스 전달
– 퀼트(quilt)는 국내에 잘 알려진 장르가 아니므로 원어 유지 후 설명 추가)